메타버스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대항해가 닻을 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 퀄컴,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은 연일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메타버스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메타버스는 계속 확장될 것이며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방향이다. 우리도 신대륙을 향한 혁신가의 자세로 서둘러 항해를 시작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버스는 클라우드 위에 쌓아 올린 세계클라우드로 모든 사업의 축을 성공리에 이동시킨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가 가지고 있는 슈퍼 스케일의 확장성과 효율성이 기존 핵심역량과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를 위해 ‘메시(Mesh)’라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애저(Azure) 클라우드 위에 메타버스를 올리고 오큘러스 같은 VR 디바이스, 홀로렌즈 같은 혼합현실(MR) 헤드셋, 스마트폰과 PC 등 어떤 하드웨어 플랫폼을 통해서도 동일한 가상공간에서 협력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며 일을 할 수 있는 혼합현실 환경이자 생태계이다.
메시는 ‘오피스 365’와 ‘다이내믹스 365’ 등을 연동하고 ‘팀즈’를 통한 커뮤니케이션과 일하는 방식을 도입함은 물론 ‘알트스페이스 VR’이라는 가상현실 미트업(Meet Up) 플랫폼까지 연동하며 업무와 연계된 모든 활동을 혁신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동일한 공간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원격에 있는 유저들이 가상현실로 함께 만나 협업, 공동 학습, 공간 디자인, 원격 지원 등을 실현하게 해 혼합현실이 가져올 업무환경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애저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형 플랫폼(PasS)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확장해 메타버스를 지원하는 다양한 코어 플랫폼을 구현하고 개발자들이 새로운 생산성 앱들을 개발할 수 있는 툴키트와 API를 제공해 주고 있다. 결국 메타버스 시대에도 클라우드 주도권을 놓지 않고 더 강력한 최적화와 개인화는 물론 협력에 최적화된 혼합현실 환경이 오피스의 미래 그리고 일하는 방식의 미래와 겹쳐질 때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엔비디아
메타버스 칩셋 전쟁의 서막이 열리다퀄컴은 스마트폰 시대에 ‘스냅드래곤’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과거 PC 시장에서 인텔이 가졌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에 다시 한 번 그 영광을 이어나가기 위해 확장현실(XR) 플랫폼을 개발하고 오큘러스 퀘스트를 비롯해 수십여 종의 제품에 XR 칩셋을 탑재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AR·VR 디바이스는 폼팩터와 사용성은 다르지만 본질은 모바일 컴퓨터이기 때문에 여세를 몰아 그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야심인데 여기에는 복병 엔비디아와의 결전이 필연적이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에 적용되는 GPU를 만들던 회사로 블록체인, 인공지능에 이어 메타버스 시대를 주도할 ‘옴니버스’라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론칭했다. 모바일 프로세서 IP의 절대 강자인 ARM 인수를 시도하고 있어 합병 승인만 난다면 단번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칩셋 회사의 자리에 등극하게 된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개발자 대회에서 “메타버스가 다가오고 있다(Metaverse is coming)”고 강조하며 메타버스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도 엔비디아가 메타버스 시대에 가장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옴니버스를 통해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 운영하는 강력한 플랫폼을 출시했고 이미 BMW를 비롯한 기업들과 전략적인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ARM 인수가 확정되면 AR·VR 디바이스를 개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GPU가 적용된 플랫폼을 내놓을 것이다. 옴니버스와 연동되며 그래픽으로 가장 실감 나게 메타버스의 가상화가 가능하고 딥러닝으로 가장 스마트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퀄컴의 대항마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때가 되면 진정으로 엔비디아가 꿈꾸는 메타버스 세상이 현실세계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물론 퀄컴도 지금 이것이 위기이자 마지막 기회임을 알고 있다.
애플·구글
모바일 플랫폼 게임의 제2막 시작애플과 구글 또한 모바일 컴퓨팅 시대에 운영체제(OS)를 중심으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라이벌 기업이다.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적용되지 않은 모바일 디바이스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이 두 기업의 영향력과 시장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두 진영은 서로를 배워 가며 모바일 플랫폼 시대를 이끌고 발전시켜 왔는데 이제 다시 메타버스에서 맞붙기 시작했다. 애플은 ‘AR키트(ARKit)’를 적용해 증강현실 앱을 쉽게 개발하고 강력한 디바이스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면서 메타버스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 또한 비슷한 기능을 가진 ‘AR코어(AR Core)’를 플랫폼에 구현해 애플과 함께 생태계의 확산을 꾀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경쟁적으로, 하지만 비밀리에 AR 글라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생태계의 입지를 유지하며 계속 강력한 수직 통합된 플랫폼 기업으로 영속되길 바라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시대에도 여전히 두 기업의 활약과 영향력은 막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
진정한 메타버스 컴퍼니로 거듭나다마크 저커버그는 2013년 오큘러스를 인수할 때 이미 메타버스 시대 페이스북의 미래를 상상했다. 어마어마한 투자와 지원은 물론 기업의 사활을 걸 정도로 강력한 의지를 메타버스에 실으면서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를 성공리에 개발해 출시하고 이제는 페이스북의 미래인 호라이즌의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가상현실 안에서 함께 놀고 소통하고 협력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면서 이차원 평면 위에서는 실현하지 못한 상상력이 넘쳐나는 세상을 만들어 내려고 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5년 안에 진정한 메타버스 컴퍼니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만으로도 메타버스에 진심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오큘러스 퀘스트 2 출시 이후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차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다. 컴퓨터와 무선으로 연결하는 ‘에어 링크’, 가상의 사무실을 한 번에 눈앞에 가져오는 ‘인피니트 오피스’, 정교하고 부드러운 ‘핸드 트래킹’, 몰입감 있는 업무와 회의가 가능한 ‘호라이즌 워크룸’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가상현실 기반의 메타버스는 페이스북이 주도하고 있음을 각인시키고 있다.
물론 페이스북의 이러한 시도들이 전부 성공하고 완벽할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이미 수많은 실험들에서 번번이 실패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어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빠른 실험들을 통해 배운 교훈을 바로바로 새롭게 적용하면서 가장 빠르게, 가장 편리하고 유용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페이스북이 꿈꾸는 메타버스는 1992년 소설 ‘스노우 크래시’나 2018년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에서 만났던 것처럼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하고 들어가는 실감 나고 몰입감 넘치는 세상이다.
페이스북이 가진 장점은 여전히 평평한 인터넷 화면에서 만날 수 있겠지만 중요한 변화는 3차원의 호라이즌과 2차원의 페이스북이 결합되어 만나게 될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 진화된 메타버스 안에서 일어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마주하다정답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불확실성도 높고 변동성도 크다. 기술이 만드는 영향력은 파괴적이며 새로운 것이 등장해 만들어 내는 파급력은 기하급수적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디지털과 물리적인 실체 사이의 경계도 모호하다. 그 중심에 메타버스라는 현상이 커다란 기류를 타고 우리에게 밀려 들어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메타버스는 계속 확장되며 진화하고 있으며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무엇을 해야 성공하며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실패하지 않을지 이젠 아무도 모른다.
가장 먼저 한 번도 실현되지 않은 상상을 시도해 보며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시행착오를 겪어 가며 신대륙을 발견하는 혁신가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현실에 안주해 세상이 바뀌는 것을 목격하며 사라지는 대륙의 원주민이 될 것인가. 우리에게 남아 있는 선택은 둘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