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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언을 받으면 최고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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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통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모든 실패와 성공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활하고 생산적인 소통 구조를 만들고 싶은 것은 모든 경영자나 리더의 간절한 소망이다. 하지만 리더의 진심이 조직의 구석구석까지 잘 전달되고 흡수되는 것은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설득과 조언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다.





    소통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최소한 세 가지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조직 내 어디서든 만들어진 중요한 메시지가 조직의 이곳저곳에 잘 전파되는 것이다. 둘째, 이렇게 전달된 메시지를 조직 구성원들이 잘 기억해야 한다. 셋째, 그 메시지에 진심으로 따르고 싶다는 생각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멀리까지 도달하고 뇌리에 오래 남아 있으며 또 진심으로 따르고 싶은 메시지의 특징은 무엇일까. 또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멀리 가고 오래 남는 메시지의 특징 
    널리 전파되는 메시지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신선하면서도 전달이 쉽다는 것이다. 신선하다는 것은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과거 ‘워킹화’ 출시를 예로 들 수 있다. 신발 제조기업에서 새롭게 출시하는 신발을 기존 방식대로 운동화라고 이름 붙이면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워킹화’라고 이름을 붙여 출시하자 소비자들은 ‘걷기에 특화된 신발’이라는 신선한 개념으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중요한 내용을 널리 전파하려면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용어나 문장에 담아 전달해야 한다. 물론 그 말은 쉬운 말이어야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명칭을 부르기 쉬운 회사일수록 사람들에게 더 호감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 메시지의 신선함과 전달 용이성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말과 내용을 그대로 놔두고 전달 수단만 바꿔도 달성하는 경우가 꽤 있다. 필자가 최근에 겪은 일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필자는 얼마 전 학술단체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 학회는 꽤 오래전부터 중요한 내용도 항상 이메일로 보내왔는데 이번에는 아주 독특한 편지지에 회장의 자필 편지를 인쇄해서 회원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한 달 정도 후 학회에 가서 회원들을 만나 보니 편지 내용을 그 어떤 다른 내용보다 유난히 더 많이 기억하고 언급하고 있었다. 
    이처럼 중요한 메시지를 널리 전파하고 오래 기억에 남게 하려면 전달 도구를 바꿔 보는 것도 효과가 있다. 참신한 언어, 쉬운 어투 그리고 전달하는 도구의 새로움까지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 회장님은 이제 다시금 새로운 방식으로 회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직접 자신이 주요 내용을 설명한 동영상을 보내고 있으며 이 또한 분명한 효과를 보고 있다. 






    따르고 싶은 메시지의 특징 
    물론 메시지가 신선함과 전달 용이성을 지니고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설득력의 핵심은 자발적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에 있다. 
    그런데 설득력에 있어서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측면이 하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웬디 리우 교수와 노스웨스턴대의 데이비드 갈 교수는 이 점을 절묘하게 보여주는 연구를 학계에 발표한 적이 있다. 
    연구진은 일종의 가상 사업 설명회 사이트를 개설해 설문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약간씩 다른 종류의 반응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의 종류가 무엇이냐에 따라 사람들이 해당 사업에 매우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심드렁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연구진은 온라인 설문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레스토랑에 대한 사업 계획을 설명한 뒤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일부 참여자들에게는 이 레스토랑에 해주고 싶은 ‘조언’을 요청했고 그 외 참여자들에게는 그들의 ‘의견’이나 ‘기대’ 등을 물었다.  
    이후 모든 참가자들에게는 공통 질문 하나가 최종적으로 주어졌다. 레스토랑이 실제로 문을 열었을 때 얼마나 방문하고 애용할 의향이 있는가를 묻는 것이었다.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조언을 해준 사람들이 의견이나 기대를 말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레스토랑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은 더 구체적인 사항인 메뉴와 특정 서비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조언, 의견, 기대 어느 것이든 레스토랑의 출범에 대해 도움이 되는 지를 제3자에게 평가받아 보았더니 응답 유형 간에 거의 차이가 나지 않고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더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조언한 사람들이 더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심리학자들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조언을 하게 되면 그 조언을 받는 사람과 정서적으로 더 많은 동일시를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운명공동체적인 생각을 더 강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실 세계의 양상을 보면 더 쉽게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가까운 사람에게 충고한다. 그러니 역으로 충고하면 가까운 사람이다. 그리고 설득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수월해진다. 
    따라서 조언을 구하는 형식의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심리적 거리를 좁힘으로써 설득에 더없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게 된다. 게다가 조언이 만들어 내는 운명공동체적 효과는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요구할수록 더 커진다는 것이 후속 연구들을 통해 밝혀졌다. 
    미국의 소설가 솔 벨로우는 “우리가 조언을 구할 때는 결국 동행할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다시 받아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인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 애리조나대 교수는 “조언을 얻게 되면 동반자를 얻게 되는 것이다”라고 역설한다.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우리들은 지금까지 설득을 한답시고 수많은 ‘나’의 논리와 증거들을 미사여구에 담는 것에만 골몰했으니 말이다. ‘당신에게’ 도와달라는 말 한마디 할 생각 없이 말이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나의 메시지에 따르고 싶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kyungilkim@ajo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