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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경험과 데이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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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브 잡스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장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많은 기회를 발견한 것은 면밀한 관찰의 결과라는 사실도 동시에 널리 알려져 있다. 오늘날 기업들은 고객이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제공해 주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더 나은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성과 창출 기회를 얻어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세상을 나타내는 데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디지털’과 ‘데이터’의 관점에서 표현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38억 명의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고 매일 250경 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가 생성되며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수십만 개의 트윗이나 페이스북 메시지가 전송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디지털과 데이터로 ‘연결’된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들 대부분은 일상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경험’들이다. 특히 기업들은 최근 경험이라는 단어를 일상적으로 쓰고 있다. 고객경험, 직원경험 등을 강조하며 탁월한 경험이 탁월한 기업을 만드는 첩경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기업들이 이야기하는 경험이란 무엇일까. 어떤 문제를 풀어갈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정의를 내리는 일이다. 남들이 어떻게 정의하든 우리 조직에서 생각하는 경험에 대해 우리만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공유해야만 다음 단계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고객경험이 중요한 이유
    경험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지프 파인 2세와 제임스 길모어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경험경제’ 시대를 예고하는 글을 발표했다. 기업은 고객에게 기억에 남는 창의적인 이벤트를 마련해 주어야 하며 그런 경험과 거기서 남는 기억이 제품과 브랜드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그러면서 파인과 길모어는 경험을 이렇게 정의했다. “한 회사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서비스를 무대로, 상품을 소품으로 사용해 고객 개개인을 끌어들여 기억에 남을 만한 이벤트를 만들 때, 그때 생겨나는 것이 바로 경험이다.”
    하버드대 법대 종신교수인 석지영 교수는 경험이란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해석의 조합’이라고 정의했다. 어떤 주어진 환경은 ‘객관적 사실’에 해당할 것이고 그 환경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마다 다를 테니 ‘주관적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쉬운 예를 들어 은행 창고를 방문했을 때 주어진 환경은 객관적 사실로 누구에게나 공통적이지만 그 환경이 편리하다고 느끼거나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은 개인차가 있어 주관적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고객을 만족시키고자 노력함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고객의 기대 수준은 개인별로 다르기 때문에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서도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한 변하지 않는 사실은 탁월한 경험은 기업에게 탁월한 성과로 보상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앤드쿠퍼스(PwC)에 따르면 약 73%의 고객은 ‘고객경험’이 구매 의사결정의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미국 고객경험 컨설팅회사인 템킨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약 70%의 고객은 나쁜 고객경험 때문에 거래를 끊었고 이 중 92%는 바로 경쟁 브랜드를 구매했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81%의 고객은 뛰어난 경험에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간략히 요약하면 좋은 경험은 고객을 유지(Retention)하고 고객을 만족(Satisfaction)시키고 추가 판매(Up-sell & Cross-sell)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탁월한 고객경험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탁월한 경험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된 사례를 보자.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출범 2년 만에 고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서비스 첫날 약 19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기존 은행과는 다른 카카오뱅크의 어떤 경험 요소가 이런 성공을 이끌었을까. 
    불편한 공인인증서 대신 패턴이나 지문 인증을 사용하는 로그인 방식, 친근한 카카오 캐릭터,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빠른 서비스와 26주 적금, 저금통, 모임 통장 등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특히 포노사피엔스들에게 전혀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경험 데이터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의 격언인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라는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어떤 경험을 창출하고 있는지를 측정할 수 없다면 문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즉 고객경험의 측정이 필요하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우수한 고객경험의 이점을 얻어내기 위해 도구와 기술을 개발하는 데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수십 년 동안 기업들이 수행해 온 설문조사 기반 측정 시스템이 기업의 고객경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260여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맥킨지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93%는 고객경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설문조사(고객만족도 또는 고객노력도)를 사용했지만 고객경험을 측정하는 그와 같은 방식에 대해서는 약 15%만이 만족했다. 
    또한 겨우 6%만이 그들의 측정 시스템이 전략적, 전술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나머지 94%는 왜 자신들의 측정 수단에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이에 대해서는 낮은 응답률, 데이터 지연, 원인에 대한 모호성, 재무 가치와의 명확한 연관성 부족 등을 결정적인 단점으로 꼽았다. 
    맥킨지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의 고객경험 성과를 정의하고 개선하는 벤치마크 역할을 수 년 동안 해온 설문조사 기반 시스템이 황혼을 향해 가고 있다. 우수한 고객경험 성능의 미래는 데이터 중심의 예측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업에게는 경쟁 우위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선도적인 기업들은 현재 기술로 이용 가능한 풍부한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는 더 나은 접근 방식을 개척하고 있다. 고객, 재무 및 운영 시스템 전반에서 스마트폰 및 상호작용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원활하게 수집해 고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즉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들은 데이터 및 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예측 통찰력을 활용해 고객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고 그들의 행동을 예측하며 실시간으로 고객경험 문제와 기회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고객경험 여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함은 물론 고객으로부터 더 큰 이익을 얻고 있기도 하다. 




    한편 이들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경험을 측정하고 비즈니스 모델 또는 운영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과 관련해 최근 국내에서는 몇 가지 방향성이 화두가 되고 있다.
    첫째, 산업계에 큰 화두가 된 마이데이터 측면이다. 마이데이터란 정보 주체가 자신의 정보를 적극 관리, 통제하고 이를 신용, 자산, 건강관리 등에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2021년 소위 데이터 경제 3법이라고 불리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이 개정됨에 따라 금융권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관심이 뜨거웠다. 
    개인정보인 마이데이터를 활용함에 있어서 제약이 완화됨에 따라 기존 기업은 물론 많은 스타트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고객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고 실제로 기존에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금융 자산 통합 관리 서비스인 뱅크샐러드, 대출 조회 및 비교 서비스인 핀다, 간편 결제와 간편 송금 서비스인 토스, 보험 상품 추천 서비스인 보맵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마이데이터 활용 기업들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데이터를 통합, 분석, 가공한다는 의미를 넘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산업 생태계를 혁신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은 주로 금융 산업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활용이 활발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헬스케어나 통신 등 타 산업으로 확산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인지하고 있는 소셜데이터에 대한 활용이다. 과거 수십 년간 기업들은 고객의 소리(VOC)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수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다만 지금까지는 주로 고객이 기업에 제기하는 VOC를 수집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하게 연결된 사람들의 의견을 수집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가고 있다.
    특히 다양한 SNS에서 표출되는 수많은 소비자들의 의견이 AI와 같이 좀 더 빠르고 체계적이면서 정확한 분석 기술들과 결합되면서 보다 능동적인 수집과 분석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이미 지나간 과거 데이터가 아닌 현재의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시도들도 활발해졌다.
    셋째, 포노사피엔스로 불리는 현 시대 사람들의 소비 활동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급격히 비대면으로 전향되었으며 그로 인해 비대면 플랫폼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흔적이 데이터로 남겨지기 시작했다. 일상적으로 뱅킹 앱, 배달 앱, 쇼핑 앱 등을 사용하면서 사람들은 기업이 만들어 놓은 프로세스에 따라 검색이나 주문, 결제 등의 행동을 하게 되고 이는 곧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로그 데이터라는 형태로 남겨진다. 바로 이 로그 데이터가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운영 시스템 개선의 기회를 제공한다. 
    즉 프로세스 마이닝이라는 기술을 통해 고객들의 온라인 또는 모바일 행동을 시각화할 수 있게 되었다. 플랫폼 내에서 고객이 어디서 방황하는지, 어느 단계에서 이탈하는지, 어느 지점에서 컨택센터로 이동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고객경험을 디자인할 때는 주로 대면 접점에서의 고객 행동을 관찰하는 방식을 활용해 비대면에서의 고객경험은 관찰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프로세스 마이닝을 통해 이제는 오히려 대면보다 비대면에서의 고객 행동을 더 정확하게 분석하고 가시화함으로써 고객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전 직원이 ‘시민 데이터 과학자’ 되어야
    가트너의 수석 부사장 피터 존더가드는 “데이터는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데이터를 사용하는 방법과 이를 토대로 실행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면 실제로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소수의 기업만이 데이터를 잘 활용해 시장 판도까지도 바꾸는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고 하겠다.
    한 가지 유념할 사실은 데이터 활용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의 우수성이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어떻게 분석, 활용할 것인가라는 사실이다. 데이터 수집, 저장, 처리, 분석, 가시화 등에 관한 도구를 통칭하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수많은 공급업체가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지만 그 아키텍처나 기술, 도구는 대부분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데이터 활용을 위해 기업들은 어떤 사항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짚어 보자. 먼저 기업이 고객경험 개선을 위해 활용할 데이터의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지금의 고객경험은 단순히 대면, 비대면의 분절된 형태가 아니라  동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옴니채널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해왔던 설문조사나 포커스그룹 조사와 같은 사일로화된 정보로는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고객의 행동을 쫓아갈 수 없다. 기업이 가진 옴니채널, 특히 비대면 채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확보해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다양한 채널에서 발생하는 이질적이고 비구조적인 데이터에 대한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AI 기술의 발달로 엄청난 양의 비구조적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고객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정서와 의도를 포착하고 고객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들도 데이터를 통해 고객 행동의 시간, 주체, 목적, 장소, 감성과 행위까지 분석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함으로써 기업 내부의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조직에서 실질적인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도록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한 인터뷰에 따르면 “마케터의 97%는 그들의 조직이 고객 데이터를 인사이트와 활동으로 전환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한다. 데이터를 쌓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분석해 활용하는 방법에 더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끝으로 조직 전체에서 데이터를 보편화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에는 주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면 경영진이나 현업에서 분석팀에 데이터 분석을 요청하고 이를 수집, 분석한 결과를 넘겨주는 방식이었다. 이런 프로세스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시간 마케팅은 물론 마케팅 실행 이후 결과에 대해 세밀하고 심층적인 분석이 힘들었다. 
    따라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통해 기업은 데이터 기반으로 기획, 판단, 실행, 모니터링 체계를 구현해 현업 담당자부터 임원까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용자에게 데이터 분석과 활용에 필요한 도구와 편의성을 제공하고 더 많은 직원이 데이터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데이터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모든 직원이 시민 데이터 과학자(Citizen Data Scien-tist)가 되는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