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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에너지 전환에 따른 기후변화적 위기는 공급기업의 조달 패턴 또는 조달업체의 채택 과정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기업적 측면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재무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가치사슬 내에 산재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확한 정량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등 선제적 대응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전 지구적 기후 위기에 대항하기 위해서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는 2018년 ‘지구온난화 1.5℃ 특별 보고서’를 채택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의 대전환이라는 각국 정부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또한 기업 경영인, 시민사회에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국가별로 탄소중립에 대한 선언은 지속적으로 확대 추세이다. 핀란드 2035년, 독일과 스웨덴 2045년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도전적인 탄소중립 목표 달성 시점을 법·제도상 또는 정책 문서상에 명시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하거나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와 같은 민간 이니셔티브 참여와 공시 등을 통해 동참하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탈석탄화 이행과 더불어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균등화 발전비용(LCOE) 하락을 통해 그리드 패리티¹⁾를 조기에 달성할 필요가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등에서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시나리오를 제시함과 동시에 주요 감축 옵션으로 에너지 효율화, 재생에너지,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수소 혼소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향후 수소 중심의 산업경제 구조로의 재편을 전망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가 지난해 10월 말 발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에 따른 전환 부문의 목표는 2018년 기준 2조 6960만 톤에서 2030년 1조 4990톤으로 감축률 목표 44.4%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의 보급 확대 및 전력화 등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을 반영해 2030년의 필요 발전량을 612.4TWh로 추산하고 이와 더불어 석탄발전의 축소,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암모니아 등 (저)무탄소 연료의 혼소를 도입하는 전원 믹스 구성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하에서 대형 전통적 에너지기업들은 석탄화력에 대한 무·저탄소 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주력화, 가상 발전소(VPP)²⁾ 등 신성장 동력으로의 전환 전략 수립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차원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움직임과 더불어 민간 부문에서도 탄소중립에 대한 선언이 활발하다. 탄소국경 조정 제도(CBAM), RE100 이행 요구 등 전방위적인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국내 전환 부문, 산업 부문에 대한 직접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석유화학기업의 경우 수출액의 5%, 철강기업은 최대 10% 까지 탄소국경세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다자간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제조업은 점진적으로 부담해야 할 관세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계의 무탄소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에너지기업들의 에너지 전환, CCUS 및 수소·암모니아 혼소 등 탄소 감축 기술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한 탄소중립 기술 도입 사례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GE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롱리지 에너지 터미널 내 485MW급 발전기를 대상으로 수소 혼소발전(15~20%)의 상업 가동을 시작했으며 2030년까지 수소 전소발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캐나다 전력회사 사스크파워는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에서 2014년부터 115MW급 발전소(#BD3)를 대상으로 연소 후 CO₂ 포집 설비를 운영해 연간 100만 톤의 CO₂를 포집 중이며 포집된 CO₂는 파이프라인으로 약 50㎞ 운송 후 원유 회수 증진(EOR) 방식으로 저장한다.     현재 많은 에너지기업들이 추진·투자하고 있는 탄소중립적 성장은 기업의 생산과 매출 부문의 양적 성장을 지속하면서도 탄소 배출량은 기준년도인 2018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즉 성장에 비례한 탄소 배출량의 증가가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의 양적 성장을 담보함과 동시에 탄소 배출량을 추가적으로 늘리지 않고 유지 또는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를 위한 탄소중립 추진 전략 아래 세부 사업의 운영 방식에 있어서 대규모 기획·투자의 재편이 요구된다. 이미 글로벌 에너지 선도기업들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종래의 사업구조 개편과 더불어 자사의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 지향적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의 대형 에너지 국영기업인 동에너지는 2017년 사명을 오스테드(Orsted)로 전환함과 동시에 해상풍력 중심의 친환경에너지 분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으며 완전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과 관련해 자사가 보유한 모든 석탄화력을 완전 폐쇄해 2025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2040년까지 공급망, 송·배전(T/D)상의 잔여 배출량까지 완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 발자국 목표도 달성할 계획이다. 독일 전기·가스 공급회사인 RWE는 2019년 전력 생산, 송배전망 운영 등 산업 전반에 걸쳐 1, 2위를 다투던 이온과의 자산 및 지분 스와프 거래로 사업구조를 개편했으며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특화된 전력 생산 사업구조로 재편함과 동시에 글로벌 선도기업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2012년 대비 온실가스 70% 감축과 더불어 2040년 최종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선언했다. RWE는 유럽·북미,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을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0GW가 넘는 신재생 설비를 구축했다. 도쿄전력과 주부전력의 지분합자회사로 설립된 일본 에너지기업 제라(JERA)는 일본 전체 화력발전 설비(16GW)의 약 40%, 전체 발전량(863TWh)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LNG 연료 조달, 발전, 전력 판매 등 발전 가치사슬 전역에 걸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라는 2020년 ‘제라 탄소배출 제로 2050’을 수립하고 재생에너지와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력발전 사이의 보완성을 위해 암모니아·수소발전 보급 확대를 통한 탈탄소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모든 비효율적 석탄화력의 폐쇄, LNG 효율 개선, 화력발전 탄소 배출 강도 20% 감축, 해상풍력 개발 등을 추진하고 2040년까지 암모니아 혼소 비율을 100%까지 높여 나갈 전망이다. 이러한 탄소중립적 성장 기조는 국내에서도 SK, LG,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나타난다. 각기 주력 사업 분야를 기반으로 주요 온실가스 감축 전략의 수립과 더불어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을 제시하고 있다. SK E&S는 ‘직접 감축’과 ‘상쇄 감축’을 통해 자사의 온실가스 넷제로화를 달성하고자 한다. 직접 감축을 위해 CCUS 기술 도입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운영 및 개발을 추진하고 글로벌 청정개발 체계(CDM) 기반의 해외 저개발국가(베트남 및 기타 동남아시아 지역) 대상 상쇄 감축 사업도 진행한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친환경 매출 6조 원 달성 및 탄소중립 성장 추진을 위한 ‘그린 프로미스 2030(Green Promise 2030)’을 선언했다. 리사이클 소재 사업 강화, 그린에너지 소재 사업 전개 등과 더불어 CCUS 기술 실증 개발 및 적용(50만 톤 규모), RE100에 준하는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확대 등 기후 위기 대응, 페트 재활용 및 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PCR) 확대를 통한 자원 선순환, 환경 영향 물질을 2019년 대비 50% 저감하는 그린 생태계 조성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2050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를 이용해 연간 7000톤의 수소 생산능력을 보유할 수 있는 그린 수소 및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인프라도 구축한다.     이러한 탄소중립 기반의 사업 운영 재편에 앞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부분은 자사의 에너지소비량(TJ), 온실가스 배출량(CO₂eq)에 대한 정확한 정량적 측정과 더불어 과학적, 경제적 기반의 목표량 설정이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도 없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명언처럼 온실가스 목표 달성의 시작은 온실가스 데이터에 대한 정확한 계량화된 진단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에너지 선도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 모니터링 시스템의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에 따라 직접배출량(Scope 1)과 간접배출량(Scope 2)을 넘어 기타 간접배출량(Scope 3)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조기업들을 중심으로 벤더 기업들에게도 참여 준수를 요구하는 기타 간접배출량(Scope 3)까지 유효 범위의 영역을 확장해 보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생산제품의 생애 전 주기에 걸쳐 CO₂의 배출량을 측정하는 기법인 전 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 LCA)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제품 전 과정에 걸쳐 제품 시스템의 투입물, 산출물 그리고 제품 시스템의 잠재적 환경 영향을 집계하고 평가하는 것으로 최근 글로벌 제조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입, 공시되고 있으며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신발제조 스타트업 올버즈(Allbirds)의 탄소발자국 추적은 제품 1개 생산 시 ‘원재료 생산-제조-운송-사용-폐기’까지 전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전 과정 평가 도구를 개발하고 제품마다 라벨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생산된 올버즈 운동화의 생산에 따른 탄소배출량은 1켤레당 7.6㎏ CO₂eq 수준으로 타사 배출량(12.5㎏ CO₂eq)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편한 운동화이자 친환경적인 운동화로 인식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2020년 17억 달러 수준으로 부상했다. 나아가 올버즈는 2025년까지 모든 제조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고 2030년까지 제로화해 100% 탄소중립을 달성하고자 한다.     풍력, 태양광발전(PV)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40%(2020년 말 기준)를 넘어선 독일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넥스트크라프트베르케는 전력망의 변동분을 보상하고 풍력, 태양광, 바이오가스 플랜트의 분산된 전력을 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 상용화해 독일의 재생에너지법(EEG) 시행과 함께 성장했다. 2020년 1분기 기준 분산된 에너지 자원(10.6GW)으로 대규모 가상발전소(VPP)를 구성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통해 독일 전력 시장 내에서 기저 부하³⁾ 역할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최근 전력 시장 내에서 기존 유틸리티 기업 또는 관련 레퍼런스를 보유한 ICT 섹터기업의 시장 참여가 늘고 있으며 빅데이터, IoT, AI,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복합한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각화되고 있다.  이러한 전 세계 에너지 신시장의 변화는 화석연료 기반의 전통적 유틸리티 기업의 사업구조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신생 스타트업의 시장 참여가 늘어나게 되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 태양광,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과 화력발전 비용이 같아지는 지점 2) 가상 발전소(Virtual Power Plant : VPP) : ICT 및 자동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산 자원을 연결 제어해 하나의 단일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 3) 기저 부하 : 출력이 항상 일정한 발전원    

22.08.30

[10월 CE]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

최근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를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인구 감소 추세가 전망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인구 감소와 함께 나타나는 급속한 고령화 속도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 7% 이상)에서 고령사회(고령인구 14% 이상)로 진입했다며 대책 마련에 부산했는데 벌써 초고령사회(고령인구 20% 이상)가 목전에 다가와 있습니다.  단순히 인구구조가 변화하는 것이라면 기업들은 고객 타깃을 새로 잡고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대응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곧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우리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12년 73.4%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71%, 2040년 56.8%, 2070년에는 46.1% 수준까지 낮아질 전망입니다. 조만간 기업들이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실제로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지난 7월 유효구인배율이 1.29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보다 기업의 모집 인원이 더 많은 지경입니다. 기업들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 급여를 인상하는 추가 비용 지출을 감행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일본이 인구 감소로 인해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결국 인구 감소의 문제는 고객 감소와 인재 감소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고 해법을 고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단순히 ‘감소’라는 수적 변화에 집중해서는 안 되며 그것이 몰고 올 새로운 변화와 파장에 대비해야 합니다.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고객가치 정립과 새로운 인재관리 체계 구축이 동시에 필요한 이유입니다. 일본의 기업들은 고령자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뿐 아니라 고령자들을 적극 활용하는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의 기업들은 이민자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유연근무제를 정착시켜 가용 인력을 극대화하고 로봇, IoT를 적용한 스마트팩토리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고객에 대한 정확한 세그멘테이션과 잠재된 언멧 니즈(Unmet Needs) 발굴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워크셰어링 등 유연한 근무제도 도입, 근무환경 개선, 글로벌 인재 활용, 조직 운영과 생산의 스마트화를 통해 인구 감소 시대 대응에 서둘러 나서야 합니다. 나아가 구성원의 은퇴에 따른 기술과 지식, 노하우 단절에 대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교육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대표이사 사장   

윤리적인 조직을 위한 시간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기업의 윤리경영은 점점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과거에는 은연중 힘을 쓰던 ‘능력 있으면 되지 도덕성까지 요구할 수 있나’라는 생각은 이제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윤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가 필요하다. 바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위한 시간이다.   분식회계, 기만 광고, 비윤리적인 입찰 행위 등 비윤리적 행동을 한 기업이나 조직이 받는 피해는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한다. 기업 윤리성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인 워싱턴대의 조나단 카포프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2005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재정 사기로 기소당한 585개 회사는 평균적으로 자신들의 시장가치 중 41%를 상실했다. 그리고 절대다수의 경우 이는 그들이 비윤리적 행위로 인해 얻은 이익의 몇 배 심지어는 몇십 배에 달했다.  더 근래의 사례로는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가 있다. 이때 폭스바겐은 미국 시장에서 자사의 매출이 16분의 1까지 줄어드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비윤리적인 행동의 결과로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거나 장기적인 침체 국면을 맞는데도 기업의 비윤리적 행태는 왜 근절되지 못하는 것일까.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이른바 ‘능력과 도덕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사람들은 능력과 도덕성을 결코 분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부도덕한 인물과 조직의 능력을 평가절하한다.  심리학에서는 도덕성이 떨어지는 것과 유능함에 대한 판단은 별개라는 입장과 부도덕한 모습은 그 사람이나 조직의 능력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부정적 평가를 만든다는 입장이 꽤 오랫동안 팽팽하게 맞서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연구를 토론토대학교 제니퍼 스텔라 교수와 스탠포드대학교 로브 윌러 교수가 발표했다. 이들의 복잡한 일련의 실험들과 기존의 다른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결론이 명확해진다. 유능한 모습을 먼저 보면 그 이후 비도덕적인 모습을 보면서 ‘유능하면서 비도덕적’이라고 사람들은 평가한다. 즉 두 측면을 별개로 본다.  그런데 비도적적인 모습을 먼저 보고 유능한 모습을 보게 되면 사람들은 ‘비도덕적인데 유능한 결과를 만들어 내니 사실은 부정한 꼼수나 반칙을 사용한 결과이고 따라서 그 사람이나 조직은 유능하지 않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두 경우 모두 지극히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첫 번째의 유능하면서 비도덕적인 사람의 경우 조직에서 필요가 다하거나 쓸모없어질 경우 빠르게 도태시키거나 사회로부터 격리 혹은 제거하는 것이 인류 사회의 기본적 속성이다. 실제로 수많은 사회심리학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보편적인 사람들이 가장 혐오하고 공격하는 대상이 유능하면서 못된 개인과 조직이다.  두 번째 경우는 그 자체로 좋지 않다. 비도덕적인 모습을 지니거나 심지어 보이는 것은 스스로를 평가절하하는 자충수가 된다. 그러니 유능함과 비도덕적인 모습 중 어떤 것을 먼저 보든 그 결과는 결코 좋을 수가 없다.  그런데 나의 조직을 비윤리적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리더가 명심해야 할 의외의 측면이 하나 있다.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비윤리적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  회복탄력성은 통상 다양한 시련과 역경 그리고 실패 등이 주는 좌절감과 무기력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올라가는 이른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실제로 많은 개인과 조직이 실패와 시련을 경험하고 난 뒤 오히려 더 강해진다.  그런데 이 회복탄력성은 비윤리적인 행동을 막아낸다는 의외의 기능이 있다. 회복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선택하는 것은 포기나 좌절만이 아니다. 절망감은 손실을 메우고 가시적 성과를 만들 수 있는 이른바 ‘빠른’ 방법에 시선을 묶어두게 한다는 것이 다양한 연구들과 실제 사례들의 한결같은 결론이다. 즉 비윤리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을 사용할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나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판은 물론이고 순수 연구 분야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연구 윤리 위반이나 데이터 조작 같은 행동을 순간적으로 하는 상당수 연구자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회복탄력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회복탄력성은 시간에 대한 관점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그러니 리더의 역할은 분명해진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불안감을 필요 이상으로 조성하지 않아야 한다. 같은 시간을 부여받고도 사람들로 하여금 전혀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0분밖에 시간이 없으니 이 서류를 검토하라’와 ‘30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이 서류를 검토하라’라는 말은 내용은 같지만 같은 시간과 동일한 서류를 읽더라도 사람들을 전혀 다르게 행동하게 만든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맥락에서 서류를 검토하는 사람들은 그 서류에서 피상적인 정보나 단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많은 판단을 내리는 일종의 편법 사용 경향성이 증가한다. 반면 시간을 여유 있게 만드는 프레임 하에서 검토하는 사람들은 보다 충실하고 적절한 정보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기존 연구와 실제 사례에서 일관되게 관찰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들어가 보자. 같은 시간이라도 꽤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를 시간 구간에 부여하는 의미 있는 구분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1년을 12개월, 나아가 365일로 표현하면 좀 더 충분하며 많은 내용들이 그 안에 담길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좀 더 세밀하고 구체적인 시간 구분과 지시가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런 효과는 이미 충분히 동기 부여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간섭이나 통제라고 느끼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 최근 실패나 시련을 경험한 직후에 있는 구성원이 있다면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나 기간을 더 촘촘하게 관리하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시간을 충분하게 느끼고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며 이것이 회복탄력성으로 이어진다. 반면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비윤리적인 방법을 사용하기 가장 쉬운 사람 중 하나가 된다.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조치는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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