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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글로벌 HR Trend:Cause the Effect (HR의 효과를 구현하자)

매년 올해의 글로벌 HR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는 미국 SHRM(인적자원관리협회)은 2022년의 글로벌 HR 키워드로 ‘Cause The Effect’를 제시했다. SHRM의 관계자들을 통해 그 기획의도를 살펴보면, 지난 2년간 코로나가 Remote Work 일상화, 업무평가 공정성 이슈, MZ세대 및 인재들의 조기 이탈, 고립된 업무 환경속에서 정신건강의 위협 등 이미 우리 구성원들의 일터와 일상에서 도전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듯, 많은 내‧외부 요인들이 ‘원인’으로서 조직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HR은 개인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혁신을 통해서 개인의 긍정적인 행동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여건과 문화 조성에 앞장서야 할 때이다. 이러한 개인의 가치 중심 경영은 자기효능감을 극대화함으로써 조직내 협력과 소통을 이끌고 더 나아가 작은 개인의 긍정적 변화들이 조직에 긍정적인 연쇄작용을 일으켜 더 나은 일터를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해석된다. 비단 이러한 사상은 미국 기업의 이야기만은 아닌 우리의 현실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 키워드와 관련하여 한국 SHRM 운영사무국의 자문교수진과 HR컨설팅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집하여 국내 HR 이슈를 5가지로 요약해보았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인재확보가 HR의 핵심 과제였던 미국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퇴사가 발생하고 있는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인 ‘턴오버 쓰나미(Turnover Tsunami)에 직면했다. 지난 6월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동부 통계 자료를 인용해 최근 20년 중 가장 높은 퇴사 현상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4월 미국 근로자의 퇴사율은 2.8%로 이는 2001 년 1월 2.4% 이후 최고치를 넘는 기록이다. 퇴사율은 전체 근로자 중 해당 기간에 직장을 떠난 사람의 비율 이므로 퇴사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그만큼 구인난을 겪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한국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청년들은 일자리 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정작 기업은 신규 우수인재 확보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환경속에서도 기존 직원들에게는 시대의 변화 속도에 발맞춘 Up-Skilling이나 장기 근속자들의 직무 전환을 위한 Re-Skilling도 향후 조직의 역량을 유지/발전시켜야 하는 관점에서는 매우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12년 미국의 글로벌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는 스택랭킹(Stack Ranking)이라는 상대평가 제도를 폐지하고, 협업과 피드백 중심의 절대평가 방식의 평가제도로 개편하면서 조직의 혁신사례로 회자된 바가 있다. 기존 상대평가는 구성원들의 사기 및 협력 저하, 평가의 공정성, 신근성효과(Regency Effect)에 따른 측정시점 등의 문제로 꾸준히 논란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인사제도의 개편 이후 MS의 문화는 완전히 바뀌었다. MS 주가는 10배 이상 올렸고, 2018년 시가총액이 미국 기업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마존, 어도비, 액센츄어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 역시 앞다투어 절대평가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미국 내 많은 기업은 이미 상대평가 제도를 폐지하고 절대평가, 성과의 피드백 및 개선에 집중한 평가제도를 채택했다. 지난해 국내에도 MZ세대 노동조합의 설립, 국내 기업들의 성과급 논란 등 조직내 MZ세대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공정과 가치 중심의 인사평가의 공정성 이슈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 직원이 늘고, COVID-19로 인한 업무환경 변화가 커지며 기업마다 인사평가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회사 평가에 대한 불만으로 공개비판에 나서기도 한다. 익명 커뮤니티 통해 각 기업의 구성원들이 연봉, 복지, 인사평가 방식 등을 비교 가능해지며 담당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향후 공정한 인사평가 제도로 변모해야 하는 많은 기업들에게 초기 도입 단계에서부터 많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2021년 8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표한 국제노동 브리핑에 따르면, 미국 성인 20%가 팬데믹 이전에도 재택근무 경험이 있었으며, 팬데믹 기간에는 그 비중이 71%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근무경험을 가진 사무직 노동자 54%가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혼용하는 혼합(Hybrid) 근무방식을 희망한다고 답변하였다.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책에 종사하는 현 담당자 및 미래 담당자들의 업무 방식▲   미국 노동자들의 선호를 반영하듯 많은 미국 기업이 혼합 근무를 채택하면서 HR Analytics의 중요성이 다양한 관점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가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국내 한 IT 기업이 최근 일상 회복을 준비하며 본사직원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의 직원이 ‘주5일 재택근무’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모 통신회사는 직원 약 4300여명의 거주지, 업무특성, 근무 수요 등을 고려, 직원 설문을 바탕으로 거점 오피스를 대폭 확장 운영한다고 선포했다. 더욱이 이 거점오피스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이 탑재된 신기술 경연장이기도 하다. 누군가 근무형태를 두고 고민하는 사이 다른 곳에선 첨단기술을 인재 영입 및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고, 경계없이 인재를 채용 및 관리하기도 한다. 양질의 HR Analytics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 경쟁력의 또 다른 바로미터가 된 것이다.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한국보다 다양한 인종과 세대, 문화가 공존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on)을 바람직한 조직문화의 한 축으로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선진 기업은 여성과 MZ세대에 대한 기회 균등의 조직문화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러한 문화는 인간중심 문화(Human Centered Culture)를 통해 직원의 숨겨진 힘을 발휘하도록 촉진할 것이다. 또한 개인의 가치와 의견을 중시하는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 공감(Empathy) 등 다양한 기업문화 혁신의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도 베이비부머에서 MZ세대까지 다양한 세대간 소통, 정규직화 이슈, 직장내 괴롭힘, 남녀간 성차별/성희롱 이슈 등과 함께 워라밸의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공직사회의 조직문화 혁신에 이르기까지 우리기업이 지향해야 하는 철학과 구성원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이 HR의 핵심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을 필두로 조직 쇄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주요 재계 임원 인사의 핵심키워드는 ‘실리콘밸리식 인사 혁신’ 이었다. 연공서열 파괴, 능력 및 성과 위주의 수평적 조직 문화로의 전환이 그 예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과거 수직적 구조와 경영진에 의존한 의사결정 방식은 미래 환경의 대처를 어렵게 만든다는 판단에서였다. 구성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도출이 중요해진 만큼 수평적 조직 문화는 기업 경영의 필수가 되었다. 이러한 수평 지향적 기업문화는 사내 유능 인재의 유출을 막고 외부 인재 수혈을 손쉽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실리콘밸리’의 조직문화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자칫 형식적인 제도 공표 및 조직개편으로만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제도와 문화가 함께 내재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무엇보다 이러한 조직문화 혁신과 연계된 리더십 변화 또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 기업의 최고 경영진의 솔선수범을 통해 조직문화가 달라졌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식 인사혁신이 사회 전반의 의식과 문화를 바꾸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길 기대한다.         미국에는 오바마케어(Obamacare)가 존재하고, 한국은 전국민 건강보험제도가 있어 정부 주도의 건강관리 프로그램들이 존재하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직원들에 대한 건강관리가 중요한 복리후생 제도 중 하나로 꼽힌다. 게다가 코로나는 우리 구성원에게 업무 외에도 삶의 많은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야기했으며, 지속된 재택근무 중 업무 고립(Isolation)으로 인해 직원들은 조직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이에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정신건강(Mental Health) 이슈를 중요한 HR 과제로 다루고 있고, 우리 한국기업들에게도 재택근무의 정착과 맞물려 중요한 HR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환경 변화에 발맞춰 임직원들의 ‘건강’을 지키는 사내 복지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들은 부속의원 운영을 통한 질병 치료부터 가족 건강검진 서비스, 사내 심리상담실 운영, 사내 간호사 채용, 가족 건강검진서비스, 조식 제공 등을 통해 임직원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적극 케어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건강하게 회사에 다닐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 만족도와 업무 집중도를 동시에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듯 오늘날의 HR은 변화된 환경과 팬데믹의 영향력에 노출된 구성원들을 위해서 다양한 영향요인들을 고려한 혁신적인 HR로 거듭나야 하는 시대적 숙제를 안고 있다. 미국 SHRM은 Cause The Effect를 올해의 HR Trend를 주제로 다양한 해법과 사례를 오는 6월 11일 글로벌 컨퍼런스로 개최한다고 한다. 올해 74년째를 맞이하는 본 행사에 국내 HR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04.29

[6월 CE] 일본의 실패에서 답을 찾자

일본 경제의 추락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역대 4번째의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에 이어 올해는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1980년 이후 42년 만에 경상수지 적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악화의 배경으로 엔화 약세가 꼽히는데 이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오랜 기간 지속된 디플레이션 경제 구조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금융완화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저물가로 인한 일본 제조업체의 해외 진출 확대로 엔저에 의한 수출 증대 효과는 미미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를 포함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기업의 채산성만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1990년대 거품경제의 붕괴로 시작된 ‘잃어버린’ 시대가 이제 30년을 넘 어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에 대한 의문도 제기 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3.3%에서 4 월 2.4%로 0.9%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은 지금 일본 경제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한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위상을 자랑하던 일본이 이처럼 추락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많은 이들이 저출산, 고령화 및 폐쇄적인 문화 등의 사회구조적 인 변화가 국가의 쇠락을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면 보다 근 본적인 문제가 발견됩니다. 바로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낮은 디지털화입니다. 기초 기술 분야에서는 여전히 최첨단을 달리고 있 지만 ‘종래형의 산업 모델’을 고수해 비즈니스의 IT화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습니 다. 이는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낮은 생산성으로 이어져 2020년 일본 근로자 1인당 노 동생산성이 주요 7개국(G7) 가운데 최하위가 되는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기술의 갈라파고스화’와 소극적인 구조 개혁도 경제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목됩니다. 신 기술을 개발해도 왜곡된 행정이나 통제, 규제 등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비즈니스화에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랜 디플레이션 구조로 인해 위험을 무릅쓰며 자금을 조달하거나 조직 또는 일하는 방식을 쇄신하는 일도 드문 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오랫동안 일본과 유사한 경제 및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누구보 다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합니다. 일본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연구해 우리의 정 책 수립, 경영 전략과 운영체계를 혁신하지 않으면 일본이 한국의 미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대표이사 사장 

조언을 받으면 최고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소통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모든 실패와 성공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활하고 생산적인 소통 구조를 만들고 싶은 것은 모든 경영자나 리더의 간절한 소망이다. 하지만 리더의 진심이 조직의 구석구석까지 잘 전달되고 흡수되는 것은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설득과 조언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다. 소통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최소한 세 가지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조직 내 어디서든 만들어진 중요한 메시지가 조직의 이곳저곳에 잘 전파되는 것이다. 둘째, 이렇게 전달된 메시지를 조직 구성원들이 잘 기억해야 한다. 셋째, 그 메시지에 진심으로 따르고 싶다는 생각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멀리까지 도달하고 뇌리에 오래 남아 있으며 또 진심으로 따르고 싶은 메시지의 특징은 무엇일까. 또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멀리 가고 오래 남는 메시지의 특징  널리 전파되는 메시지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신선하면서도 전달이 쉽다는 것이다. 신선하다는 것은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과거 ‘워킹화’ 출시를 예로 들 수 있다. 신발 제조기업에서 새롭게 출시하는 신발을 기존 방식대로 운동화라고 이름 붙이면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워킹화’라고 이름을 붙여 출시하자 소비자들은 ‘걷기에 특화된 신발’이라는 신선한 개념으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중요한 내용을 널리 전파하려면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용어나 문장에 담아 전달해야 한다. 물론 그 말은 쉬운 말이어야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명칭을 부르기 쉬운 회사일수록 사람들에게 더 호감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 메시지의 신선함과 전달 용이성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말과 내용을 그대로 놔두고 전달 수단만 바꿔도 달성하는 경우가 꽤 있다. 필자가 최근에 겪은 일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필자는 얼마 전 학술단체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 학회는 꽤 오래전부터 중요한 내용도 항상 이메일로 보내왔는데 이번에는 아주 독특한 편지지에 회장의 자필 편지를 인쇄해서 회원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한 달 정도 후 학회에 가서 회원들을 만나 보니 편지 내용을 그 어떤 다른 내용보다 유난히 더 많이 기억하고 언급하고 있었다.  이처럼 중요한 메시지를 널리 전파하고 오래 기억에 남게 하려면 전달 도구를 바꿔 보는 것도 효과가 있다. 참신한 언어, 쉬운 어투 그리고 전달하는 도구의 새로움까지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 회장님은 이제 다시금 새로운 방식으로 회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직접 자신이 주요 내용을 설명한 동영상을 보내고 있으며 이 또한 분명한 효과를 보고 있다.  따르고 싶은 메시지의 특징  물론 메시지가 신선함과 전달 용이성을 지니고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설득력의 핵심은 자발적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에 있다.  그런데 설득력에 있어서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측면이 하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웬디 리우 교수와 노스웨스턴대의 데이비드 갈 교수는 이 점을 절묘하게 보여주는 연구를 학계에 발표한 적이 있다.  연구진은 일종의 가상 사업 설명회 사이트를 개설해 설문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약간씩 다른 종류의 반응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의 종류가 무엇이냐에 따라 사람들이 해당 사업에 매우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심드렁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연구진은 온라인 설문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레스토랑에 대한 사업 계획을 설명한 뒤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일부 참여자들에게는 이 레스토랑에 해주고 싶은 ‘조언’을 요청했고 그 외 참여자들에게는 그들의 ‘의견’이나 ‘기대’ 등을 물었다.   이후 모든 참가자들에게는 공통 질문 하나가 최종적으로 주어졌다. 레스토랑이 실제로 문을 열었을 때 얼마나 방문하고 애용할 의향이 있는가를 묻는 것이었다.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조언을 해준 사람들이 의견이나 기대를 말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레스토랑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은 더 구체적인 사항인 메뉴와 특정 서비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조언, 의견, 기대 어느 것이든 레스토랑의 출범에 대해 도움이 되는 지를 제3자에게 평가받아 보았더니 응답 유형 간에 거의 차이가 나지 않고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더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조언한 사람들이 더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심리학자들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조언을 하게 되면 그 조언을 받는 사람과 정서적으로 더 많은 동일시를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운명공동체적인 생각을 더 강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실 세계의 양상을 보면 더 쉽게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가까운 사람에게 충고한다. 그러니 역으로 충고하면 가까운 사람이다. 그리고 설득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수월해진다.  따라서 조언을 구하는 형식의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심리적 거리를 좁힘으로써 설득에 더없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게 된다. 게다가 조언이 만들어 내는 운명공동체적 효과는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요구할수록 더 커진다는 것이 후속 연구들을 통해 밝혀졌다.  미국의 소설가 솔 벨로우는 “우리가 조언을 구할 때는 결국 동행할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다시 받아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인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 애리조나대 교수는 “조언을 얻게 되면 동반자를 얻게 되는 것이다”라고 역설한다.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우리들은 지금까지 설득을 한답시고 수많은 ‘나’의 논리와 증거들을 미사여구에 담는 것에만 골몰했으니 말이다. ‘당신에게’ 도와달라는 말 한마디 할 생각 없이 말이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나의 메시지에 따르고 싶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kyungilkim@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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