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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C Innovatio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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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부 인력 생태계 변화 대응 전략

기업의 인력구조 생태계는 최근 여러 요인에 의해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AI와 자동화 기술의 발전, 사회·경제적 변화 및 시장의 요구에 의해 촉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인력구조 변화에 입각한 인력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본다. 주진형 KMAC 행정자치그룹장 인구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인력을 활용하는 기업도 그 변화를 반영해 인력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런 기업의 인력구조 생태계 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는 크게 다음 4가지를 들 수 있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인력구조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작업들은 자동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은 단순 업무를 효율화하고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 및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방향과 연계돼 IT 역량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은 디지털 기술에 적응하는 능력을 인재 선발 시 중요하게 본다.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 AI 관련 지식이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와 유연근무 등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이는 구성원이 물리적 사무실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렇게 지리적 제약이 줄어든 상황에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인사 관리 방안도 도입됐다.  그리고 근무방식의 변화는 기업이 비용 등 원가 절감과 업무 중심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더불어 구성원의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프리랜서의 확산도 전통적인 고용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이 프로젝트별로 전문가를 유연하게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특히 IT와 연결된 개발, 디자인, 마케팅 같은 분야에서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필요한 ‘특정 역량’을 가진 인재를 채용이라는 형식에 매몰되지 않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정규직 외에 다양한 고용 형태가 증가하면서 노무 및 인사 관리의 전문적인 실행이 요구되지만 이러한 변화도 긍정적인 시너지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크다. 과거에는 학력이나 경력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평가했다면 지금은 ‘역량 기반 채용’이 중요해졌다. 기업은 특정 직무에 필요한 기술과 능력에 중점을 두고 인재를 선발하며 이러한 기반 역량을 극대화해 조직 내 정착과 안정적인 성과를 유도하기 위한 직무 중심의 교육과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좀 더 유연하게 인력을 활용하고 기존 인력에 대해서는 변화하는 기술의 대응력을 키울 수 있도록 경로를 설계해 주는 방향으로 조직 및 인력 관리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기업은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채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학습 조직으로의 전환 및 평생학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내 교육뿐 아니라 외부 교육 기회도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해 직원들이 자신의 경력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성별, 연령, 인종 등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기업문화가 중요시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혁신과 창의성을 촉진하며 다양한 인재가 조직의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다. 기업은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채용하고 이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포용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며 장기적인 경쟁력을 키울 방향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인력 생태계 변화에 대해 정부는 국가 경제 차원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차원의 지속적인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교등교육기관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 지역 기반의 대학 협력 강화, 역할 확대라는 차원의 새로운 정책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현 정부 출범 당시 120개 국정과제에서 고등교육 정책과 관련해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더 큰 대학 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혁신’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교육부가 주요 정책 추진 계획에서 고등교육 정책과 관련해 지역과 대학 간의 동반성장 혁신 생태계 구축, 청년 성장을 위한 기회와 투자 확대, 교육의 힘으로 지역을 살리는 교육 발전 특구 전국 도입을 제시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에 따라 고등교육 정책이 정부 주도 하에 추진돼 왔지만 최근 급격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지역과 대학 간 연계 및 협력으로 지역 인재 육성 및 지역 발전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지역 혁신 중심 대학 지원 체계(RISE)’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시대적 변화에 지역이 스스로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점이자 인력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기관 및 지자체 역할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중앙정부 주도의 대학 지원은 ‘국가 단위의 우수 인력 양성 집중’을 위한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지역 소멸 위기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 라이즈는 ‘지역 인재를 통한 지역 발전 집중’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한다. 라이즈를 통해 지역 신산업 육성을 위한 특화 인력을 지역에서 육성하고 지역 내에서 공급함으로써 지역 활력 및 발전에 집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의 청년 인구(19~39세)별 순유입·순유출 현황을 분석해 보면 비수도권 도시 중 20~24세 순유입 지역은 부산시와 대전시뿐이다. 그런데 25세 이후 순유출 정도가 심각해 20~24세 인구가 순유입된 도시 중 유일하게 부산시는 20~39세 청년층 전체 인구 추이도 순유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부산시에서는 부산형 라이즈 체계 도입을 통해 지역 신산업 육성에 필요한 핵심 인재를 자체 육성하고 신산업, 첨단산업 관련 연구 및 전문 인력 위한 정주여건 강화에 초점을 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역 내 젊은 핵심 인력의 타지역 유출이 계속됨에 따라 인재 육성, 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지역이나 산업에서 핵심 인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01 미래 신산업 선도 연구 혁신 인재 양성 지역 산업 기반 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 과정 개발 및 운영을 통해 지역 미래 먹거리 산업을 견인하는 고급 인재를 양성한다. 연구 인재 양성 교육 과정 혁신을 위해 첨단산업, 신기술 분야 고급 인재 양성 커리큘럼을 개발해 운영하고 교수 학습법 고도화도 필요하다. 02 지역 특화 교육 프로그램 강화 지역별로 산업 특성에 맞는 교육 과정 및 직업 훈련을 개발해 그 지역의 경제와 밀접하게 연계된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예를 들어 지역 내 중요한 산업군에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배양하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3 인재의 거주 정착 지원 인재 유출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렴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거나 정착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 주택이나 문화생활 프로그램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통해 인재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04 현지 인재 채용 확대 및 혜택 제공 현지 인재를 우선 채용하고 지역 내에서 일하는 인재들에게 특별한 혜택이나 보상을 제공하는 정책을 마련한다. 지역 내 고용 유지 보조금, 특별 승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에 대한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다. 05 지역 신성장 산업 육성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 지역 내 산업 육성 방향성에 부합하는 자체 인력 양성을 위해 지역 내에서 경력개발과 교육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인재들이 새로운 직무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특히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은 지역 내 인구 문제에 대한 대응과 지역 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 방안 마련, 신성장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 육성에 방향성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의 인력 운영에 있어서도 과거의 연공서열에 입각한 운영 방침을 탈피해 능력과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를 운영하고 수용성 향상을 위해 평가 관점에서 코칭 방식으로 전환해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활동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인력구조 생태계 변화는 더 다양해지고 그에 따른 운영 체계는 유연해지고 있다. 전문화하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는 현실이다. 디지털 혁신, 원격근무 같은 변화에 따라 기업은 인재를 더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인재관리 및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성하고 있다.  기업 구성원 등 생태계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각 지역별 대응 전략에 입각한 운영 전략 마련으로 기업-종사자-지자체-고등교육기관 등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금 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24.11.07

[11월 CE] 2024년 노벨상의 메시지

2024년 10월 10일(현지 시각)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대한민국의 한강 작가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후 국내에서는 언론은 물론 많은 국민이 ‘노벨상 보유국’이라는 자부심과 수상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한강의 소설을 주목했고 그의 책들은 순식간에 100만 부가량 팔려 나가기도 했습니다.  하루씩 차례로 발표되는 노벨상 중 가장 나중에 발표된 경제학상의 경우 3명의 학자가 공동 수상했는데 이 또한 우리 국민에게 자긍심을 갖게 했습니다. 수상자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다론 아제모을루, 사이먼 존슨 교수와 시카고대의 제임스 로빈슨 교수는 정치 경제 제도가 사회의 경제적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임을 실증적으로 연구했는데 그 성공 사례 중 하나로 대한민국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2024년 노벨상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는 노벨 물리학상과 노벨 화학상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두 상의 수상자 모두가 인공지능(AI) 분야의 획기적 발전을 이끈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AI가 2024년 노벨상을 휩쓸었다”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2명의 학자 가운데 존 홉필드 프린스턴대 교수는 AI 연산 능력의 핵심인 혁신적 인공신경망(ANN) 모델 ‘홉필드 네트워크’를 개발해 머신러닝의 기초를 세웠으며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기존 머신러닝을 뛰어넘는 딥러닝 기법을 개발해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노벨 화학상은 3명이 공동 수상했는데 역시 모두 AI와 관련된 인물들이었습니다.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대 교수는 AI를 활용해 지금까지 불가능하던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단백질을 개발하는 방법을 연구해 냈고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수석연구원은 단백질의 복잡한 구조 예측을 단시간에 해결하는 AI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들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자들은 AI 분야의 연구자들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 새로운 파급을 일으키는 과학 기술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흔히 노벨 물리학상이나 화학상 하면 일반인들은 접근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기초과학 분야에서 성과를 낸 연구자에게 수여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024년 수상자들은 이미 인류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AI라는 일종의 응용과학 분야에서 배출되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 세계 과학계는 물론 경제 산업계까지 그 어느 해보다 큰 관심을 노벨상에 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지금 시대에 걸맞은 하나의 새로운 흐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24년 노벨상은 빠른 패러다임의 변화와 다양한 융합이라는 당대의 화두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키며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그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합니다. 과학은 이론과 실험이라는 두 발을 내딛으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2024년 노벨상이 주는 메시지를 되새기며 기업은 어떤 두 발로 세상을 바꿀 혁신을 만들지 잠시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대표이사 사장 

굴곡을 넘어 자율주행 선두로 `포니.ai`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곧 사라질 직업 목록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것 중 하나가 택시 드라이버다. 하지만 그 변화가 당장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무인 택시가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하면서 이는 더 이상 수년 후의 얘기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중국의 무인 택시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포니.ai(Pony.ai)’에 대해 소개한다. 포니.ai는 구글어스의 기술자를 거쳐 바이두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책임자를 맡았던 펑쥔과 러우톈청이 중심이 되어 2016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회사다. 구글에서 광고 시스템을 개발한 펑쥔은 2012년 바이두에 합류하면서 미국 연구소의 수석 아키텍터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던 가운데 2015년 구글 출신의 러우톈청이 바이두에 합류했다. 러우텐청은 중국 칭화대의 최고 수재들이 모이는 야오반(姚班) 출신으로 그는 바이두에 합류한 후 최연소로 T10급 엔지니어의 자리에 올랐다. 구글, 바이두를 거친 두 수재의 만남 두 사람은 바이두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몰두했고 치열한 그 분야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바이두에서 일을 하던 두 사람에게는 공통의 고민이 있었다. 그것은 바이두의 관료적인 사내 분위기 속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같이 바이두를 떠나 자율주행 분야에 다가오는 거대한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고 싶다는 절박함을 바탕으로 포니.ai의 창업에 뛰어들었다.  펑쥔과 러우톈청이 포니.ai를 창업했을 당시 미국의 자율주행 시장은 구글, 제너럴모터스의 크루즈, 그 외 여러 기업들이 치열하게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동시에 중국에서는 그들이 몸담았던 바이두를 필두로 다양한 스타트업이 참여하면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각 기업은 시장의 우위를 점하고 개발 비용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연대를 모색했다. 그 결과 자율주행 차량 생태계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포니.ai는 다른 기업과의 연대나 파트너십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길을 택했다. 특히 레벨 4로 불리는 고도의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실용화하는 데 전념하면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쌓는 데 몰두했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포니.ai는 자율주행 업계에서 마치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들만의 기술 내공을 쌓아가는 ‘수도승 같은 회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주변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펑쥔에게는 확고한 전략이 있었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에베레스트 등반에 비유하며 등반 중 베이스캠프에서 기상과 지형을 확인하고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듯 기술 개발에서도 신중하게 단계를 밟아가는 방식을 고수했다.  펑쥔은 “자율주행 기술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초반에는 기술 성숙이 가장 중요하다. 기술의 성숙은 계속해서 박차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라고 강조했다. 포니.ai는 이런 신중한 접근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추진해 나갔다.  집념으로 쌓아올린 포니.ai의 기술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술 개발을 추진했을까. 포니.ai의 기술자들에게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불확실성이 존재했지만 그리 복잡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들은 도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된다는 기본 원칙을 따랐다.  하지만 문제의 수가 많다는 점은 분명한 도전이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에서는 다양한 트레이드오프(Trade-offs)가 발생했다. 즉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그로 인해 다른 부분에서 상충하는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빈번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차량이 코너를 제대로 돌지 못할 경우 회전 반경을 크게 해 해결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법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병을 치료할 때 특정 약물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간을 치료하면 신장이 악화되는 상황처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도 다시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를 고려해야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니.ai는 조직구조를 지나치게 세분화하지 않고 모든 기술 개발팀이 문제를 함께 파악하고 해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예를 들어 차선 변경 기술을 개선할 때는 감지와 제어 분야의 인력들이 모두 참여하는 팀을 구성해 일정 기간 차선 변경에만 집중했다. 동시에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개발을 이어갔다. 수평적인 협업과 수직적인 전문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 것이다. 그런데 펑쥔이 추구한 방식은 사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는 제약 산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접근이다. 제약회사가 신약을 개발할 때는 보통 10년이 걸리며 초기에는 동물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고 상업화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 펑쥔은 이 신약 개발 단계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임상시험 단계 같은 과정으로 ‘로보택시(Robotaxi)’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로보택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다. 펑쥔은 상용화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고 팬데믹 동안 레벨 2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며 하드웨어 제품을 판매해 재무 상황을 개선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 전략은 팬데믹 이후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됐다. 중국 무인 택시 시대의 서막 2019년부터 중국에서는 자율주행 택시의 상업 운행이 시작됐지만 당시 법 규정에 따라 ‘안전요원’이라 불리는 승무원이 반드시 운전석에 앉아야 했다. 그러다 2023년 4월 베이징에서는 정해진 구간을 운행하는 조건으로 운전석에 아무도 앉지 않은 무인 택시의 상업 운행이 허가됐다.  이로 인해 무인 택시는 사람들의 큰 호기심을 자극하며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23년 처음 도입된 무인 택시에는 운전석엔 사람이 없으나 조수석에 안전요원이 동승하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무인 택시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이후 2023년 6월 광둥성 광저우에서 처음으로 안전요원이 전혀 탑승하지 않은 ‘완전 무인’ 택시의 시험 운행이 가능해졌고 포니.ai는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2020년에는 토요타의 렉서스 차량에 자율운행 시스템을 탑재했고 2023년부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4개 도시 일부 구간에서 로보택시의 테스트 영업을 시작했다.  다른 경쟁사들을 제치고 포니.ai가 주목받은 이유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4개 도시 전부에서 영업 허가를 취득한 점과 자율주행 기술의 6단계 중 현재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인 레벨 4 기술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니.ai의 로보택시는 렉서스 차량 상부에 장착된 카메라와 레이더를 통해 물체와의 거리 및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차량 내부에는 운전석 옆에 한 개, 뒷좌석 앞에 두 개의 모니터가 설치돼 있으며 맞은편 차량, 도로 위의 보행자, 자전거, 오토바이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표시한다. 탑승자는 이 모니터를 통해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로보택시는 앱으로 쉽게 호출할 수 있으며 좌석 앞에 있는 태블릿에서 ‘주행 시작(Ride Start)’을 터치하면 차량이 잠시 후 자동으로 출발한다. 시속 50~60㎞의 속도로 안정적으로 운행하며 추월, 유턴, 차선 변경 등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도 매끄러운 성능을 보여준다. 탑승자는 로보택시가 감지한 사람과 차량을 모니터를 통해 선명하게 볼 수 있어 안심할 수 있다. 또한 렉서스 SUV가 제공하는 쾌적함은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게다가 일반 택시보다 저렴한 이용 요금을 책정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하지만 몇 가지 불편한 점도 존재한다. 로보택시를 호출할 때 고객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차 지점과 목적지를 선택하게 되는데 교통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0~15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이는 일반 택시의 3~5분에 비해 상당히 긴 대기 시간이다.  또한 승하차가 가능한 지점이 한정돼 있어 미리 지정된 장소에서만 차량을 호출하거나 하차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비록 선택할 수 있는 승하차 지점이 많긴 하지만 결국 ‘스테이션 투 스테이션(Station To Station)’ 방식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제약은 초기 시장에서 로보택시가 지속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굴곡의 시간을 휴식의 시간으로 펑쥔은 로보택시를 4개 도시에서 도입한 이후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과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에 대해 그는 한결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무인 운전이 인간 운전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확신한다.” 펑쥔의 경우 사람은 피로, 주의 산만, 감정 상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운전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자율주행 차량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24시간 동안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다수의 센서와 고성능 컴퓨팅 기술을 통해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속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펑쥔은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이 단순히 운전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교통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무인 택시가 보편화되면 운전자의 고용 문제가 해결될 뿐만 아니라 교통 시스템 전반이 효율화되면서 결국 무인 택시의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사람들이 더 이상 차량을 소유할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구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포니.ai가 지금까지 극복해 온 것처럼 수많은 굴곡과 도전을 넘어야 한다. 펑쥔이 말하는 굴곡은 흔히 생각하는 어려움이나 장애물과는 조금 다르다. 그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굴곡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며 특히 창업 이후 이러한 굴곡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하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기술 개발은 산을 오르는 것에 비유된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마찬가지인데 펑쥔은 처음부터 최종 목표를 레벨 5 자율주행으로 설정하고 달려가는 방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레벨 2에 머무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계속해서 최종 목표만 바라본다면 성취감을 느끼기보다는 한계를 절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펑쥔은 레벨 5라는 최종 목표(정상)에만 집착하기보다 자율주행 차량 개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부딪히는 굴곡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봤다. 즉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산을 오르면서 맞이하는 수많은 고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듯 기술 개발 과정 또한 그러한 굴곡을 넘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처럼 펑쥔은 굴곡을 단순한 장애물로 보는 대신 휴식의 과정으로 재정의했다. 그리고 이 휴식의 과정이 오히려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기회가 됐고 결과적으로 개발 속도와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산을 오르듯 차근차근 기술을 개발하는 포니.ai의 이러한 방식은 보수적인 기업으로 알려진 토요타마저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했다. 토요타는 2020년부터 포니.ai에 4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 협력을 바탕으로 포니.ai는 자율주행 기술에서 바이두 같은 경쟁사들을 앞지르며 중국 무인 택시 시장의 리더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교통 안전의 새 시대를 열다 테드(TED) 기술자인 세바스찬 스런은 교통사고로 절친을 잃은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자율주행 기술이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무인 택시는 음주운전이나 졸음운전 등 인간의 실수로 발생하는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단순히 편의성을 넘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포니.ai의 무인 택시는 이러한 가능성을 실제로 구현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더 이상 도로 위에서 사고의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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